크래프톤, 전 직원 대상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 단행…AI 퍼스트 전환 가속
크래프톤이 전사적 AI 전환 전략과 맞물려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직급·연차 제한 없이 최소 6개월~최대 36개월치 급여 지원을 골자로, 개인의 커리어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향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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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크래프톤의 이례적 공지
크래프톤이 전 직원 대상의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전사 범위에서 시행되는 제도로, 조직 외부로의 이동까지 고려해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가 뚜렷하다. 내부 인사 개편과 동시에 신규 채용 규모 조정이 언급된 상황에서 나온 공지라 업계의 관심이 커졌다.
핵심은 ‘선택권’이다. 인력 감축 목적의 일괄 구조조정이 아니라,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개인이 커리어의 페이스를 스스로 조율하도록 돕는 성격으로 설명된다. 이는 AI 중심의 업무 재편을 전제로, 역량과 역할의 재정렬을 허용하는 보다 유연한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핵심 내용 정리: 지원 규모와 대상, 절차의 방향
프로그램의 큰 틀은 단순하다. 회사를 떠나 새로운 경로를 선택하는 구성원에게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6개월치 월 급여를 지원한다. 직급·연차에 따른 통상적인 제한을 두지 않는 점이 강조되며, 특정 직무군을 겨냥한 대상 축소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절차는 일반적으로 상담–신청–검토의 순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회사의 운영 안정성을 고려해 일정 기간별로 신청 창구와 심사 기준을 운영할 수 있다. 지원의 목적이 재취업·창업·학업 등 다양한 커리어 설계에 열려 있다는 점에서, 구성원 개인의 포트폴리오 갱신과 역량 재정비도 지원 범주로 해석된다.
포인트: 지원 기간의 상·하한이 명시된 것은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개인은 최소한의 안전망을 확보하고, 회사는 계획적인 전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희망퇴직과 무엇이 다른가
전통적 의미의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특정 대상(직급, 연차, 직무)을 중심에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이번 제도는 공식적으로 ‘인력 감축 목적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상 제한을 최소화해 선택의 자율성을 높였고, 커리어 설계라는 동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희망퇴직은 회사의 비용 효율화가 목표라 조건·대상·기간이 상대적으로 경직적이다. 자발적 선택 프로그램은 장기적 관점의 인재 포트폴리오 재설계—즉 ‘누가 남아 어떤 역량을 축적할 것인가’라는 관점의 전략적 전환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정리하면, 이번 프로그램은 ‘나가기 위한 보상’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이동하기 위한 지원’의 색채가 짙다.
왜 지금인가: ‘AI 퍼스트’ 전환과 조직 전략
크래프톤은 AI를 경영 전반의 핵심 전략으로 두고,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고도화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에이전틱(Agentic) AI를 통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구성원이 창의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이 목표로 소개됐다.
이 과정에서 직무 정의와 스킬셋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모델 운영(MLOps/LLMOps),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강화학습 기반의 콘텐츠 최적화, 툴 체인 통합 등 신규 역량이 빠르게 요구된다. 자연스럽게 ‘남아 업스킬링을 선택할지, 외부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할지’를 개인이 판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진다.
또 한 가지는 속도다. 기술 전환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프로그램은 내부 전환의 병목을 줄이고, 커리어 이동을 시차를 두고 분산함으로써 조직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직원 관점에서 본 선택지의 의미
구성원 입장에서 이 제도는 ‘시간과 자원’을 확보해 커리어를 재설계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된다. 장기 지원이 가능한 경우, 석·박사 과정 진학, 부트캠프·리서치 레지던시 참여, 창업 준비, 해외 이직 대비 등 선택지가 넓어진다.
반면, 전환기에는 정보의 비대칭이 커지기 쉽다. 내부적으로 어떤 역할이 늘어나고 어떤 역할이 축소되는지, 재배치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판단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은 회사의 스킬 맵과 향후 로드맵을 최대한 파악한 뒤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현실 팁: 남는다면 AI 협업 툴 체인의 숙련(예: 데이터 거버넌스, 실험 추적, 프롬프트 안전성, 저작권·윤리 기준)에 빨리 익숙해지는 것이 유리하다. 나간다면 포트폴리오를 문제정의–데이터–모델–프로덕션–운영 지표까지 한 흐름으로 설계해 보여주자.
게임 산업 흐름 속 크래프톤의 포지셔닝
글로벌 게임사는 지금 AI를 제작 파이프라인 전 영역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콘셉트·에셋 제작의 보조를 넘어, 테스트 자동화와 운영, 커뮤니티 관리, 치트 탐지, 라이브 밸런싱, 개인화 추천까지 영향권이 넓어졌다. 퍼블리싱/서비스 기업은 특히 운영 데이터 기반의 반복 최적화에서 AI 효용을 크게 본다.
크래프톤은 이미 실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았다. 전사 생산성 증대가 다음 스텝이라면, 인력 구조와 도구 체계를 ‘AI를 기본값으로’ 재설계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프로그램은 결과적으로 ‘AI 시대에 경쟁력 있는 역할을 중심으로 조직을 리빌드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리스크와 기회: 회사·구성원 모두의 체크리스트
회사 입장 체크리스트
- 핵심 직무 공백 리스크: 동시기 이탈이 특정 파이프라인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 장치 필요
- 지식 이전과 문서화: 퇴사 전 핸드오프 템플릿, 코드/에셋/프로세스 문서화 의무화
- 업스킬링 가속: 잔류 인력에 대한 AI 교육 로드맵과 역할 정의를 조기 확정
- 윤리·법무 가이드: 생성형 AI 활용의 저작권·보안·프라이버시 기준 정비
구성원 입장 체크리스트
- 재무 계획: 지원 기간 내 생활비·학습비·보험·세금까지 월별 플랜 작성
- 스킬 갭 진단: 현재 직무가 AI 도입 후 어떤 가치 사슬에 남는지 맵핑
- 포트폴리오 전략: 문제 해결 사례를 ‘지표 개선’ 중심으로 구조화
- 네트워크: 업계 스터디, 컨퍼런스, 오픈소스 기여 등을 통한 레퍼런스 확보
실무적인 가이드: 프로그램 고려 전 점검 포인트
첫째, 향후 2~3년의 시장 사이클을 가정하자. AAA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의 투입 구조는 경기와 플랫폼 전략에 민감하다. AI 자동화로 투입 인원이 줄어드는 영역과 오히려 수요가 커지는 영역(데이터 엔지니어링, 콘텐츠 운영 최적화, 보안/치트 대응)을 구분해야 한다.
둘째, 학습 투자 수익률을 계산해보자. 부트캠프·자격·학위가 실제 연봉·직무 레벨업으로 이어지는지, 업계에서 요구하는 산출물의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최신 툴만 나열한 포트폴리오보다, 지표 개선과 A/B 실험 결과가 명확한 사례가 더 신뢰를 얻는다.
셋째, 창업을 고려한다면 초기 12개월의 버닝레이트와 GTM 전략을 보수적으로 잡자. 게임·툴·미들웨어·운영 솔루션 중 어디에 집중할지, AI 모델 의존 비용과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AI 전환이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
에이전틱 AI의 도입은 ‘업무 단위’를 바꾼다. 이전에 사람이 분절적으로 수행하던 리서치–설계–시행–평가의 루프를 에이전트가 자동화해, 인간은 문제 정의와 품질 기준 확립, 안전성 점검에 집중한다. 이는 직무 기술서의 재작성으로 이어진다.
게임 분야에서는 프로시저럴 생성과 테스트 자동화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밸런스 시뮬레이션, 봇 플레이 기반의 QA, 커뮤니티 피드백 자동 요약 등은 비교적 빠르게 ROI를 만든다. 크리에이티브 직군도 스타일 일관성, 레퍼런스 정리, 반복 작업 감소로 창의 구간을 넓힐 수 있다.
결국 AI 전환은 ‘사람의 강점을 더 선명하게 쓰기 위한 구조 개편’이다. 반복과 정형은 도구로, 판단과 해석은 사람으로 배분하는 흐름이 가속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첫째, 신청 추이와 잔류 인력의 업스킬링 속도다. 회사가 교육·툴·프로세스를 얼마나 일관되게 지원하느냐가 실질적 전환 속도를 좌우한다.
둘째, 채용 전략의 재정렬이다. 특정 포지션의 외부 채용 강화, 인턴십·레지던시 트랙 신설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이는 곧 조직의 기술 스택과 문화의 방향성을 드러내는 지표가 된다.
셋째, 라이브 서비스 지표의 변화다. 운영 자동화 도입 이후의 업데이트 주기, 버그 대응 시간, 커뮤니티 만족도는 전환의 성과를 가늠하게 해줄 것이다.
정리하면, 크래프톤의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은 단기 비용 절감책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춘 인력·업무 재설계의 촉매에 가깝다. 개인에게는 커리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유효한 시간, 회사에는 전략 전환의 유연성을 준다. 변곡점에선 선택의 질이 결과를 좌우한다. 가장 자신 있는 문제 영역을 중심으로, 남든 나가든 다음 챕터의 설계를 주도적으로 가져가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