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입고 술잔 논란 양양 경찰 식당 사진 파문 진실은 어디까지인가
강원 양양의 한 식당.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술을 마셨다는 목격담과 사진이 SNS에서 퍼지며 논란이 커졌다. 경찰은 “근무 중 음주는 없었다”며 음주 측정 결과까지 공개했지만, 신고 처리 과정의 적절성은 여전히 도마 위에 올랐다.
무엇이 시작이었나: 사진과 목격담
논란의 발단은 SNS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과 목격담이었다. 제복을 입고 권총을 휴대한 경찰 두 명이 식당에 앉아 있고, 테이블에는 소주와 맥주병이 보인다. 글쓴이는 “술을 따르고 마시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는 후기도 덧붙여졌다.
사람들이 사진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의문은 단순했다. “근무 중에 술을 마신 게 맞나?” 제복·무장·순찰차 주차라는 키워드가 빠르게 퍼지면서 ‘근무 중 음주’ 프레임이 확산됐다.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누가, 얼마나, 실제로 마셨는지’가 확인되지 않는다. 결국 쟁점은 증거로 좁혀진다: 음주 측정 결과, 당시 근무배치, 테이블에 있던 병의 주인.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의 속도와 사실 확인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SNS는 빠르고, 조사는 느리다. 이 간극에서 오해가 커진다.
경찰의 첫 해명 핵심 정리
속초경찰서(양양 관할)는 즉각 해명했다. “근무 중 음주는 없었다.” 당시 자리는 인근 파출소장이 마련한 저녁 식사였고 총 6명이 참석. 그중 3명은 주간 근무를 마쳐 사복이었고, 야간 근무를 앞둔 2명은 제복을 착용했다는 설명이다. 테이블에 술병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술은 파출소장만 마셨다고 밝혔다.
핵심은 음주 측정 결과다. 신고 접수 약 1시간10분 뒤 제복을 입은 야간 근무자 2명에게 음주 측정을 실시했지만 알코올이 감지되지 않았다. 사진만 보면 의심은 가능하나, 측정 결과와 진술을 종합하면 “근무자는 마시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다만 신고자가 제기한 “식당에 있던 경찰이 직접 전화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선, 관할 지령 체계상 해당 직원이 오해를 해명하려고 연락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서 절차적 적절성 논란이 새 갈래로 분화했다.
시간대별로 재구성한 현장 상황
저녁 식사와 근무 상태
파출소장이 마련한 저녁 자리에 총 6명이 모였다. 주간 근무를 마친 3명은 사복, 야간 근무 예정 2명은 제복을 유지했다. 즉시출동이 가능한 태세에서 취식 자체는 규정상 허용된다. 문제는 술의 섭취 여부다.
신고와 음주 측정
신고자는 술을 따르고 마시는 장면을 봤다고 주장했고, 이를 근거로 112에 접수했다. 이후 약 1시간10분 뒤 현장에서는 야간 근무자 2명을 대상으로 음주 측정이 이뤄졌고, 수치는 ‘감지되지 않음’이었다. 객관 지표 상으로는 ‘근무 중 음주’ 성립 가능성이 낮다.
전화 연락의 해석
신고자가 바로 당사자의 전화를 받았다는 대목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지령 전파 구조상 현장 근무자가 상황을 인지하고 해명 전화를 했을 가능성은 있다. 다만 신고자 입장에서는 ‘이해관계자와 직접 통화’가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낳는다. 이 부분은 매뉴얼 점검이 필요하다.
쟁점 1: ‘근무 중 음주’ 성립 요건
일반적으로 ‘근무 중 음주’는 두 조건이 결합돼야 한다. 첫째, 근무 상태(또는 즉시 출동 대기 상태)에서 둘째, 실제로 알코올을 섭취했는지다. 테이블 위의 술병, 잔의 위치, 따르는 모션은 간접 정황일 뿐 직접 증거가 아니다. 결국 측정 결과와 주변 진술, 영수증·CCTV 등 보조 증거가 필요하다.
이번 사례에서 공개된 팩트는 다음과 같다. 제복·무장·순찰차 주차는 사실. 술병과 잔이 테이블에 있었던 것도 사실. 그러나 근무자 2명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는 ‘0’이었다. 정황은 의심을 낳지만, 수치는 결론을 유보시킨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확인되는 정보에 기반하면 ‘근무 중 음주’로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구체적 영수증, 좌석 배치, 잔의 사용 여부 같은 보조 근거가 추가되면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쟁점 2: 신고 처리의 절차적 타당성
신고자가 문제 삼은 지점은 “상황실이 식당에 있던 경찰에게 연락했고, 그가 신고자에게 직접 설명했다”는 대목이다. 이해충돌 가능성을 고려하면, 초동 대응은 별도 팀이 맡는 편이 투명하다. 특히 경찰 내부 사안이 불거질 때는 교통·청문·감찰 등 독립된 라인이 즉시 현장 확인을 수행하는 방식이 의혹을 줄인다.
경찰은 이후 객관성 확보를 위해 다른 부서 직원을 보내 음주 측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뒤늦게나마 절차를 보완한 셈이다. 향후 매뉴얼에는 ‘자기 관련 사건에 직접 통화·설명 제한’, ‘별도 출동 원칙’, ‘신고자 통보 분리’ 같은 항목을 명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진이 만드는 오해와 확인 가능한 팩트
사진은 강력하지만, 맥락이 잘려나가 있다. 잔이 비어 있었는지, 누가 따랐는지, 그 잔이 누구 앞으로 갔는지, 몇 분간 자리에 앉았는지 같은 정보는 사진 한 장으로는 확정하기 어렵다. 특히 제복과 총기라는 상징은 보는 이의 판단을 더 엄격하게 만든다.
이번 건에서 확인된 팩트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제복을 입은 야간 근무 예정 경찰 2명이 식당 자리에 있었다.
- 테이블에는 소주·맥주병이 있었다.
- 음주 측정 결과, 해당 2명에게서 알코올이 감지되지 않았다.
- 파출소장은 술을 마셨다고 한다.
- 신고자는 ‘따르고 마시는 장면’을 봤다고 주장한다.
이 두 갈래의 서술은 아직 완전한 합류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추가 확인 절차가 필요하고, 경찰도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규정은 뭐라고 말하나: 제복·무장·취식 가이드라인
경찰 직무 특성상 야간 근무 전후, 순찰 중에도 식사는 필요하다. 제복 상태에서 취식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음주는 금지다. 특히 즉시 출동 태세를 유지하는 시점에서는 알코올 섭취가 허용되기 어렵다. 이 부분은 시민의 직관과 규정이 일치한다.
한편 현장에서 자주 혼재되는 부분이 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더라도 ‘근무자’와 ‘비근무자’의 기준은 명확히 갈린다. 현장 판단을 돕기 위해선 다음 같은 기준선이 실무적으로 유용하다.
- 야간 전 초과휴게 시간이라도 즉시 출동 대기라면 음주 금지.
- 제복·무장 상태에서의 음주 금지.
- 혼합 테이블(근무자+비근무자) 구성 시, 술병·잔 동선 분리 및 결제 분리.
- 오해를 줄이기 위한 일시·좌석 기록, 사진 촬영 등 내부 관리.
이런 최소한의 장치만 있어도 유사 논란은 상당 부분 줄어든다.
지역 치안 신뢰를 지키기 위한 제언
치안 신뢰는 숫자보다 느낌에서 시작된다. “혹시 술 마신 거 아냐?”라는 의심이 커지면, 같은 출동 속도라도 체감 신뢰는 흔들린다. 그래서 더 투명하고 더 불편한 절차가 필요하다. 이해관계자가 개입하지 않는 초동 조치, 출동·측정 기록의 공개 범위 확대, 신고자 피드백의 표준화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장 경찰에게도 명확한 가이드가 도움이 된다. 회식 자리를 마련할 때 근무자와 비근무자 테이블을 분리하거나, 제복 근무자는 물·음료만 앞자리에 두고 술병과 물리적 거리를 두는 식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사진 한 장이 만들어낼 오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유사 사례에서 배운다: 오해를 줄이는 방법
1) 시각적 분리
같은 테이블이라면 술병을 근무자 자리 반대편으로 고정 배치하고, 근무자 앞에는 캔음료·생수만 둔다. 외부에서 보면 구분이 선명하다.
2) 결제·영수증 분리
근무자와 비근무자의 영수증을 분리하면 감사·점검 때 증빙이 단순해진다. 필요한 경우 카드 전표에 참석자 구분 메모를 남기는 것도 방법이다.
3) 즉시출동 태세 표기
야간 전 식사라면 근무대기 표식을 내부 메신저나 무전 기록으로 남겨둔다. 향후 분쟁 시 “왜 제복이었나”에 대한 설명 근거가 된다.
4) 신고 대응의 분리 원칙
‘자기관련 사안 직접 접촉 금지’는 기본 중 기본이다. 상황실은 별도 팀을 배정하고, 통화 기록·조치 결과를 단계별로 통보한다.
정리: 감정보다 절차, 의심보다 검증
이번 논란은 두 개의 상반된 정황이 맞물린 결과다. 사진은 의심을 키웠고, 음주 측정은 의심을 꺾었다. 시민은 ‘보이는 것’을 믿고, 제도는 ‘측정된 것’을 따른다. 진실은 대개 그 사이에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보면 ‘근무 중 음주’로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신고 처리 과정의 설계 미숙은 분명했다. 이를 계기로 내부 가이드라인을 보강하고, 유사 상황에서 더 투명한 절차를 운영한다면, 같은 논란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신뢰는 작은 디테일에서 자란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의 디테일, 그리고 그 디테일을 확인하는 절차. 둘이 함께 갈 때 지역 치안의 신뢰는 단단해진다.
주요 포인트 요약
- 제복·무장 경찰의 식당 사진으로 ‘근무 중 음주’ 의혹 제기.
- 경찰 해명: 근무자 2명 음주 측정 결과 ‘감지 없음’, 파출소장만 음주.
- 신고 처리의 공정성 논란 존재, 별도 라인 출동 등 매뉴얼 보완 필요.
- 오해를 줄이는 현장 관리: 테이블 분리, 병·잔 동선 분리, 결제 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