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인포스
뉴스연예경제IT/테크라이프스포츠

전북현대 왕조의 귀환 10번째 우승과 더블을 향한 현실적 질주

2025년 10월 20일 · 25 read
URL 복사
카카오 공유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전북현대가 통산 10번째 별을 되찾으며 K리그 정상 자리를 굳혔다. 침체기를 건너 체질 개선과 전술 재정의를 이뤄낸 뒤, 이제 목표는 코리아컵 결승을 통한 더블 완성이다. 왕조는 사라지지 않았고, 더 단단해졌다.

10번째 별의 의미 기록을 넘어 시스템의 복권

전북현대의 10번째 우승은 단순히 트로피 하나를 추가했다는 차원이 아니다. 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며, 팀 내부의 운영 방식과 전술 철학, 선수단 구성이 모두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신호다. 강등권을 맴돌던 시절의 불안 요소를 걷어내고, 다시 ‘이기는 법’을 조직적으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숫자만 보면 압도적이었다. 두 자릿수 승점 차로 2위를 따돌렸고, 시즌 막판에도 경기 집중력이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핵심은 그 과정에 있다. 전북은 개개인의 번뜩임보다 팀의 원리와 약속을 우선에 두며, 흔들릴 때 빠르게 균형을 회복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포옛의 선택 전술보다 역할, 장면보다 흐름

포옛 감독 체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역할의 선명화’였다. 포지션은 같아도 임무는 세분화됐다. 측면 자원은 전진 압박과 전환 속도를 동시에 책임졌고, 2선은 압박의 방향을 틀어주는 ‘스위치’ 역할을 수행했다. 볼을 소유할 때는 폭을 넓히되, 전환 순간에는 라인을 휘어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리듬을 바꿨다.

공격은 선이 단순해졌다. 측면에서의 숫자 우위를 만들되, 마무리는 박스 안에서 최대 둘의 선택지를 남겨 수 싸움을 확실히 끝내는 방식이었다. 수비는 ‘볼을 따라 움직이는 수비’에서 ‘상대를 공간으로 밀어넣는 수비’로 전환하며, 전방압박-중원간격-수비라인의 거리 유지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데이터와 감각의 접점

올 시즌 전북은 경기 중 압박 트리거와 역습 전개 타이밍을 데이터로 점검해 냈다. 상대 빌드업이 세 번째 패스로 측면을 탈출하는 순간을 끊는 데 집중했고, 끊어낸 뒤 6초 안에 박스로 접근하는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렸다. 팬들이 체감한 ‘끊기면 바로 찌른다’는 장면이 우연이 아니었던 이유다.

전주성이 다시 불을 켰다 홈이 만든 강함

홈 경기장의 공기부터 달라졌다. 전주성은 선수들에게 책임이자 동력이었다. 후반 막판에도 라인이 주저앉지 않았고, 볼 경합에서의 2차 반응 속도가 한 박자 빨랐다. 2층 관중석까지 꽉 찬 함성은 홈 팀에게는 전방압박의 연장선이 됐다. 심리적으로 문을 먼저 닫아버리는 효과가 있었다.

관중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성적은 팬을 부르고, 팬은 다시 성적을 만든다. 올해 전북은 그 선순환을 되살렸다. ‘전주성에서의 승리는 자존심’이라는 문장이 다시 현실이 됐다.

리빌딩의 디테일 베테랑과 신예의 교차점

전북의 리빌딩은 대형 영입보다 ‘맞는 자리에 맞는 사람’을 채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베테랑의 경험을 프레임으로 세우고, 신예의 활동량과 몰입을 그 안에 채워 넣는 구조다. 한 경기 안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의 라인 관리와 2선의 회복 스프린트가 눈에 띄게 분업화됐다.

득점 선두권을 달린 공격수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뒤에서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며 세컨볼을 살린 미드필더들의 기여가 컸다. 측면 풀백의 오버래핑 빈도를 상황별로 조절하면서, 무리한 크로스 숫자보다 유효한 컷백과 낮은 크로스로 효율을 끌어올린 점도 인상적이었다.

벤치의 힘 로테이션의 설득력

포옛 감독은 부상과 경고 누적 변수를 예측하고, 특정 포지션의 체력 부담을 분산했다. 승부처에서는 베스트를 과감히 유지하되, 전반 중후반의 템포 조절 구간에는 교체를 통해 에너지를 주입했다. 로테이션이 단순 출전 시간 배분이 아니라, 경기 플랜의 일부로 기능했다.

더블을 향한 준비 코리아컵 결승이 던지는 과제

다음 목표는 분명하다. 코리아컵 결승에서 광주FC를 상대로 시즌의 완결성을 증명해야 한다. 결승은 디테일 싸움이다. 올 시즌 전북의 장점인 ‘전환 속도’와 ‘라인 간격 유지’가 단판 승부에서도 유지된다면, 결과는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세트피스 수비와 측면 뒷공간은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항목이다.

결승전 준비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한 경기 안에서도 전환의 강도를 조절해야 하고, 상대의 빌드업 출발점을 어디서 봉쇄할지 합의가 선명해야 한다. 특히 측면에서의 1:1이 많아지는 경기 성향을 고려할 때, 더블팀 타이밍과 커버 쉐이프는 미세하게라도 반복 점검이 필요하다.

키 플레이 포인트 5가지

  • 전방 압박의 첫 버튼: 2선의 그림자 압박 각도
  • 세트피스 수비에서의 스크린 대응과 리바운드 박스 정리
  • 하프스페이스 침투 타이밍과 박스 내 결정 인원의 확보
  • 후반 60~75분 체력 구간에서의 교체카드 속도
  • 파울 관리와 카드 리스크 분산

라이벌과의 동시 상승 K리그 판도에 미친 파장

전북의 부활은 리그 전반의 투자와 전술 다양성을 자극했다. 울산, 포항, 서울 등 전통 강호들이 스쿼드 운용과 분석 인력에 다시 힘을 싣고 있고, 중상위권 팀들의 빌드업 패턴 역시 더 정교해지고 있다. 강팀이 강할수록 리그는 치열해지고, 그 치열함이 관심을 부른다.

결국 K리그의 경쟁력은 ‘강자와 추격자’의 균형에서 나온다. 전북이 기준선을 올리면, 리그 전체의 기준도 함께 올라간다. 우승 경쟁이 예측 불가능해질수록, 스토리는 풍부해진다.

숫자로 본 전북현대의 2025 포인트 요약

과장을 덜고, 흐름을 보자. 큰 점수 차의 우승은 우연이 아니다. 실점 관리, 세트피스 득점 기여, 후반전 승부처 해결능력에서 일관성이 있었다. 스프린트 횟수나 압박 성공률 같은 지표는 공개 수치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환 장면의 효율이 높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 리드 상황 관리: 선제 득점 후 실점 억제력이 상승
  • 세트피스 득점 비중: 핵심 경기에서 결정타로 작용
  • 원정 실점 억제: 라인 조절과 미드필드 스크리닝의 개선
  • 교체 득점 증가: 벤치 에너지의 가시화

선수단 분위기와 리더십 자발성이 만든 속도

시즌 후반부에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 일정을 맞추며 몸 상태를 끌어올린 장면은 올 시즌 전북을 설명하는 상징 같은 대목이다. 주장단의 메시지는 간결했고, 벤치의 계획은 현실적이었다.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할 수 있어서’ 할 수 있는 팀이 됐다.

특히 득점 선두권 공격수의 마무리 감각과 2선의 침투 타이밍은 매 경기 예측 가능성과 위협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단순히 골 수가 늘어난 게 아니라, 골이 나오는 패턴이 생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전술 보완 체크리스트 결승 전 최종 점검

단판 승부에서는 작은 균열이 크게 보인다. 전북이 결승전까지 다듬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트피스 수비에서의 스크린 해제. 둘째, 후방 빌드업 시 1선 압박에 걸렸을 때의 ‘B플랜’ 킥 지점 설정. 셋째, 측면 풀백의 오버래핑 빈도 조절과 역습 대비 커버 라인 속도. 넷째, 파울 관리와 VAR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네 가지가 안정되면, 전북은 강점인 전환과 박스 점유율을 결승에서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팬덤과 문화의 회복 전주성의 소리와 색

우승의 순간을 완성하는 건 늘 팬이다.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터진 함성, 응원가의 합창, 그리고 선수들의 동그랗게 모인 세리머니까지. 그 장면이 선수들에게 남긴 건 단순한 감동이 아니다. ‘다음 경기에도 이 장면을 만든다’는 동기다.

올해 전북은 팬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 홈 경기 전후 루틴의 일관성, 어린 팬들을 겨냥한 팬서비스의 디테일, 지역 밀착 행사 등이 경기장 분위기를 바꿨다. 문화는 쌓이고, 쌓인 문화는 성적을 지탱한다.

한 시즌에서 두 시즌으로 2026을 향한 전망

전북의 다음 시즌 과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리그 2연패, 아시아 무대 재정복, 그리고 스쿼드의 동시 성장이다. 핵심은 리그와 대륙 대회를 병행하는 일정 속에서도 ‘훈련 강도와 회복 질’을 유지하는 데 있다. 전술적으로는 라인 간 거리를 더 짧게 유지하는 변형 4-3-3 혹은 하프스페이스를 강화한 4-2-3-1 전환이 선택지다.

신구 조화는 계속된다. 유망주의 출전 시간을 늘리되, 결과가 필요한 경기에서는 경험치를 투입하는 절충안이 필요하다. 일정이 빡빡해질수록 벤치의 깊이가 승부를 가른다.

경기에서 보이는 작은 습관들이 만든 큰 차이

전북이 올 시즌 남긴 인상 중 하나는 ‘작은 습관의 축적’이다. 터치 전 스캔 횟수, 패스 전 발목 각도, 압박 시 커버 섀도의 방향까지. 이 미세한 습관이 누적되며 실수가 줄었고, 위험 지역에서의 패스 선택이 성숙해졌다. 큰 틀은 누구나 안다. 차이는 사소한 데서 벌어진다.

벤치의 코칭도 디테일했다. 킥오프 루틴, 코너킥 세컨드 플랜, 장거리 스로인의 재활용 등 사소한 전술 장치들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됐다. 상대가 준비해 온 대비책 위에 또 다른 대비책을 덧대는 방식이었다.

심리와 체력의 분기점 위기를 견디는 방법

우승 팀이라고 해서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전북은 위기 시간을 짧게 만들었다. 실점 직후 10분간의 리스크 관리를 미리 정의했고, 그 시간에 라인을 움직이는 주체를 한 명으로 통일했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단순해지면, 경기의 혼선도 줄어든다.

체력 관리에서는 하루 컨디션보다 주간 리듬을 봤다. 회복-강도-기술-전술-세트피스-정리라는 주간 루틴이 자리 잡으면서, 경기력의 편차가 줄었다. 그 결과 마지막 구간에서 오히려 팀 컨디션이 올라섰다.

마무리 우승은 복권 더블은 완성

“왕조는 무너진 게 아니라, 숨을 고른 것.”

전북현대의 10번째 우승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는 선언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는 의미에 가깝다. 이 팀은 올 시즌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대한 답을 축적했고, 그 답을 바탕으로 결승이라는 단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하나다. 코리아컵 결승에서 더블을 완성하며, 왕조의 서사를 현재진행형으로 바꾸는 일. 전주성이 다시 한번 초록빛 파도를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그 현장의 공기는 이미 달아올라 있다. 전북현대의 질주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이 글은 경기 흐름과 전술 특성, 팀 운영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피며 전북현대의 2025시즌을 재구성했습니다. 과장 없이 장면과 흐름 중심으로 정리해 팬과 독자가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팀은 디테일에서 승부를 본다. 전북은 그 디테일을 되찾았다.

같은 카테고리 게시물
최근 다른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