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괜히 해서’ 10회, 장기용·안은진 첫 상호 고백과 키스 엔딩… 시청률 6.6%
멀고도 가까웠던 두 사람, 드디어 “사랑해”로 이어진 결정적 한 장면. 순간 최고 7.8%까지 오른 화제의 10회, 이제 사내연애 모드 ON.
10회 한눈에 보기: “가지 마”에서 “사랑해”까지
10회는 감정의 직진과 확인에 집중했다. 공지혁(장기용)이 “가지 마. 보내기 싫어.”라며 고다림(안은진)을 붙잡은 순간부터, 의심과 불신을 걷어내고 진심을 마주하기까지, 로맨틱 코미디가 가장 잘하는 감정의 밀고 당기기가 촘촘하게 배치됐다.
고다림은 여전히 공지혁과 유하영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었고, 자신이 ‘선택 받을 리 없다’는 낮은 자존감에 스스로 벽을 세웠다. 반대로 공지혁은 이유를 나열하는 대신 “그냥 너라서 좋다”로 요약되는 단단한 호감으로 응수했고, 그 반복이 설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10회는 세밀하게 그렸다.
클라이맥스는 사진전장에서 벌어진 화재. 위기에서 드러난 건 결국 ‘행동’이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든 고다림, 정신을 잃은 공지혁을 업고 나온 장면은 둘 사이의 감정선을 상징적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사랑해”라는 고백과 키스. 엔딩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서사가 도달한 납득의 순간이었다.
하이라이트 장면 5: 엔딩을 만든 디테일
1) 밥 대신 키스, 그리고 멈춤
선우의 고백 이후 갈팡질팡하는 다림을 붙잡으며 시작된 공지혁의 직진. 여기서 중요한 건 속도 조절이다. 키스는 했지만, 곧바로 확정 관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오해가 남아있는 한, 달려가던 감정도 잠깐 멈춘다. 이 ‘멈춤’이 후반부의 설득을 가능하게 했다.
2) 이유의 나열 대신 호감의 본질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 같은 건 없어. 그냥 당신이라서. 그냥 고다림이라서 좋아요.”
드라마는 리스트형 칭찬보다 ‘존재를 향한 호감’으로 메시지를 정리한다. 소모적인 증명 대신 본질을 말하는 방식이 시청자의 피로를 줄이고 몰입을 키웠다.
3) 행동으로 입증되는 마음
엄마의 조언 “말 말고 행동을 봐”는 이번 회차의 키워드. 제주도에서부터 크고 작은 순간마다 나타난 지혁의 행동은 말보다 묵직했다. 다림이 진심을 받아들이는 전환점 역시 과거 행동의 축적에서 나왔다.
4) 불 속에서의 구출, 감정선의 결론
불길에 뛰어든 다림이 지혁을 업고 나오는 장면은 감정 서사의 결론부. 사랑의 방향이 일방향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임을 ‘구조’라는 물리적 이미지로 보여준다.
5) 키스 엔딩, 로코의 교과서
확인된 마음, 망설임의 정리, 그리고 입맞춤. 로코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엔딩 구조를 정석대로 밟아냈다. 그래서 클리셰라도 통쾌하다.
장기용 × 안은진, 호흡이 살아있는 이유
두 배우의 합은 ‘온도 차’에서 온다. 장기용이 차분한 직진으로 온도를 올리면, 안은진은 현실감 있는 망설임으로 균형을 잡는다. ‘말 대신 눈으로 전달하는’ 컷에서 둘의 미세한 호흡이 특히 빛난다.
- 표정의 누적: 미세한 흔들림이 장면 넘어가며 기억으로 남는다.
- 리듬의 대응: 한쪽이 빠르게 치고 들어올 때, 다른 쪽은 늦게 반응해 감정의 파장을 만든다.
- 생활감: 대사 톤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설렘을 잃지 않는다.
결국 케미는 ‘설득력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 허술할 수 있는 상황도 두 사람의 연기 합으로 납득이 된다.
화재 전개, 개연성과 장르의 타협
시청자 반응 중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 ‘화재 묘사’의 현실성 문제다. 발화 지점, 가연성 물질의 양, 연기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인물들의 상태가 지나치게 멀쩡하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로코 장르에서 위기 장면은 감정 전환을 위한 장치로 종종 단순화된다. 다만 장르적 타협이 현실성의 골을 너무 건너면, 감정의 설득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회차가 그 선을 넘느냐의 평가는 갈릴 수 있다. 다만 엔딩이 주는 만족감과 배우들의 연기가 허점을 일정 부분 봉합했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있다. 이후 회차에서 후속 처리(부상/안전 프로토콜/사건 경위)가 보완된다면, 드라마가 스스로 만든 빚을 갚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사내연애 모드 예고: ‘들킬까 봐 조마조마’의 재미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 진짜 재미는 일상에 스며든다. 공지혁은 시도 때도 없이 애정을 표현하고, 다림은 들킬까 봐 조마조마해한다. 직장에서의 ‘암호’ 같은 시선, 슬쩍 건네는 도움, 누가 봐도 티 나는 미소. 로코는 일상의 디테일에서 웃음과 설렘을 뽑아낸다.
- 팀 프로젝트 속 미세한 편들기
- 사소한 선물의 수위 조절
- 회의실에서의 시선 교환
- 퇴근 길 동선의 우연한 일치
여기에 경영권 이슈와 팀 재배치(마더 TF팀의 CS 지원) 같은 조직 서사가 얹히며, 로맨스의 스릴이 배가된다. 누군가의 오해 혹은 의도적인 왜곡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미 확인된 단단한 합의가 흔들림을 막아줄 것이다.
시청률과 반응: 전국 6.6%, 순간 최고 7.8%
10회는 전국 6.6%, 순간 최고 7.8%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로코가 평일 프라임타임에서 견조한 성적을 내는 건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은 ‘예측 가능한 흐름을 성실하게 잘 만드는 것’으로 시청 습관을 확보했다.
반응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배우들의 케미와 연기 템포. 둘째, 감정선의 축적과 해소를 예측 가능하게 설계했다는 점. 그래서 큰 반전 없이도 회차 만족도가 높다.
장르 문법과 연출 템포: 로코가 선택한 길
‘키스는 괜히 해서’는 애초에 ‘큰 이야기를 작게, 작은 이야기를 깊게’ 가져가는 로코의 정수에 가깝다. 촘촘한 대사, 생활 밀착 미장센, 인물 간 거리 조절이 핵심인데, 10회는 이 문법을 가장 분명히 드러냈다.
연출이 살린 순간들
- 카메라 거리: 고백 직전 근접 숏을 길게 가져가 감정의 떨림을 살린다.
- 사운드 미니멀리즘: 배경음을 줄여 호흡과 미세한 떨림을 노출한다.
- 컷 어셈블: 오해→행동→확인으로 이어지는 3단 구조를 깔끔하게 마감한다.
이런 선택은 화려한 장치 대신 ‘관계의 온도’를 전면에 세우는 전략이다. 과장된 상징이 없어도, 감정의 촉감이 충분히 전해진다.
11회 관전 포인트: 꽃길일까, 꽃길 연습일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니 이제부터는 유지와 성장의 단계다. 직장 내 시선, 경영권 분쟁, 팀 재배치, 그리고 의도적인 오해 만들기. 이 변수들 속에서 둘이 얼마나 유연하게 합을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 공개 vs 비공개: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
- 팀의 위기: 마더 TF → CS 지원으로 생기는 균열
- 외부 압력: 가족/회사 이해관계의 충돌
- 사건의 후속: 화재의 배후와 안전 프로토콜 처리
개인적으로는 ‘작게 티 나는 연애’의 생활컷들이 이번 작품의 강점이니, 11~12회에서 이를 촘촘히 쌓아주면 후반의 무게가 더 잘 버틸 거라 본다.
왜 재밌나: 이 드라마가 건네는 것들
1) 말보다 행동의 로맨스
멋진 대사도 좋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행동이다. 보호, 기다림, 따라가 주기. 10회는 이를 장면마다 확인시켰다.
2) 자존감의 회복 서사
“내가 왜?”로 시작한 마음이 “그냥 나라서”로 종착한다. 드라마의 고백은 결국 상대를 향한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선언이기도 하다.
3) 일상의 설렘
근무 중 스치듯 마주치는 눈빛, 커피 한 잔의 온도, 엘리베이터에서의 침묵. 작고 사소한 장면이 설렘의 대부분을 만든다.
작은 불만, 큰 만족: 시청자 목소리의 교차
화재 전개의 비현실성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방화의 세팅과 인물의 상태 묘사는 현실을 단순화했다. 그렇지만 엔딩의 감정 해소, 둘의 케미가 회차 만족도를 끌어올리며 논쟁을 희석했다. 제작진이 다음 회차에서 사건 처리의 리얼리티를 보완한다면, 감정과 현실의 균형이 한층 단단해질 것이다.
요약 정리: 10회 키포인트 체크리스트
- 직진의 확정: “가지 마” → “사랑해”
- 오해의 해소: 말보다 행동으로 설득
- 위기의 장치: 사진전 화재(개연성 이슈는 남음)
- 관계의 도달: 키스 엔딩으로 상호 확인
- 다음 회차 모드: 사내연애 + 팀 재배치 + 외압 변수
예상 가능한 흐름이 왜 재미있을까? 결국 로맨스는 결과보다 ‘어떻게 도달했는가’를 보는 장르다. 10회는 그 과정을 성실하게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대사와 장면
“당신이 당신이라서.”
이 한 문장이 이번 회차를 요약한다.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고백은 늘 오래 남는다. 그리고 불길 속에서 등을 내어준 다림. 말의 증명은 행동으로 가능하다는 걸 잊지 않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즐기는 법
- 논리의 잣대는 잠깐 내려두고, 감정의 리듬을 따라갈 것
- 배우들의 눈빛과 호흡에 집중할 것
- 장면 사이사이의 여백을 읽을 것(특히 고백 이전의 침묵)
로코가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좋아한다면, 10회는 꽤 오랜만에 ‘정석의 한 회’였다. 다음 회차에서 두 사람의 일상이 어떻게 변주될지, 조마조마함과 들뜸을 한꺼번에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