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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 김장대축제, 양재 aT센터서 개막…김치 담그고 맛보고 배우는 하루

2025년 11월 22일 · 18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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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장’의 의미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현장. 명인과 함께하는 담그기, 재료 직거래, 김치 품평회 수상작 시식까지 알차게 돌아봤습니다.

축제 한눈에: 언제, 어디서, 무엇을

올해 ‘2025 대한민국 김장대축제’는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3층)에서 열렸습니다. 김치의 날에 맞춰 문을 연 만큼, 주말 내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외국인 참가자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김장 재료를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는 직거래 장이 크게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행사 구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김치와 김장 도구, 지역별 김치의 스토리를 소개하는 전시. 둘째, 김치 명인과 함께하는 담그기 체험. 셋째, 우수 국산 김치와 주·부재료를 최대 50%까지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판매입니다. 전시장 동선은 체험 → 전시 → 판매 순으로 이어져 처음 방문해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분위기: 끓는 양념향과 분주한 손끝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고춧가루와 절인 배추의 은은한 향이 반깁니다. 각 부스에서는 지역별 재료를 앞세워 맛의 차이를 설명해줍니다. 예컨대, 충청산 멸치액젓과 전라도식 새우젓의 조합은 감칠맛의 결이 다르고, 강원 배추는 잎이 얇아 속이 더 잘 배인다는 식의 구체적인 팁을 현장에서 곧바로 들을 수 있었죠.

무대 한편에서는 담그기 시연이 이어지고, 관람객은 앞치마와 장갑을 받고 줄지어 참여합니다. 옆에서는 김치 품평회 수상작이 시식대에 올라 긴 줄이 생겼습니다. 어린이들은 배추 한 잎씩 받아 양념을 얹어 접어보며 “생각보다 안 맵다”는 반응을 보였고, 외국인 방문객은 사진을 찍고 레시피 카드를 챙기느라 분주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 김치 명인과 나란히

담그기 기본 동작

체험의 핵심은 ‘절임 확인 → 물기 털기 → 속 넣기 → 포갬 → 보관’ 순서입니다. 명인은 배추 줄기 쪽을 먼저 확인해 ‘굽힘’이 부드러우면 잘 절여진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물기는 과감히 털되, 잎맥 사이의 물고랑은 손가락으로 꾹 눌러 빼주면 양념이 묽어지지 않습니다.

양념 배합의 기준

현장에서 들은 실전 비율은 배추 10포기(약 20kg) 기준 고춧가루 2.5~3컵, 다진 마늘 1.5컵, 다진 생강 0.5컵, 새우젓 0.7컵, 액젓 1컵, 찹쌀풀 2컵, 쪽파·갓·미나리 한 줌, 채친 무 1.5kg 정도입니다. 지역에 따라 멸치액젓/까나리액젓의 비율을 달리하지만, 초심자라면 ‘액젓 1 : 새우젓 1’의 균형을 권하더군요.

맵기와 염도 조절

고춧가루는 매운맛과 색감이 다릅니다. 매운맛을 낮추고 싶다면 태양초 가운데 중간 매운맛 등급을 택하고, 찹쌀풀에 사과·배 간 것을 10%가량 섞으면 단맛과 점성이 더해져 자극이 순해집니다. 최종 염도는 2.0% 안팎이 안정권으로, 김치국물 한 모금 맛봤을 때 ‘짠맛이 덜하지만 밍밍하진 않은’ 정도가 기준입니다.

직거래 장터 가이드: 배추에서 젓갈까지

직거래 구역에서는 배추, 고춧가루, 마늘, 생강, 양파, 젓갈 등 주·부재료를 생산자가 직접 판매했습니다. 대목 시즌이라 가격 변동이 있지만, 행사 기간에는 품평회 수상 브랜드와 공동구매 형태로 체감가가 낮아지는 편입니다. 포인트는 ‘원산지 표시’와 ‘분쇄일/가공일’ 확인입니다.

배추 고르기

속이 노랗고 결이 촘촘하며 무게 대비 단단함이 느껴지는 배추가 좋습니다. 겉잎의 미세한 상처는 괜찮지만, 잎맥 갈변은 피하세요. 절임용은 3~3.5kg짜리 중대형이 손질과 속 넣기 모두 편합니다.

고춧가루 체크리스트

  • 색: 선홍색~진홍색 사이, 너무 검붉으면 산패 의심
  • 향: 풋내 없이 달큰·구수한 향
  • 입자: 너무 고우면 떫고, 너무 굵으면 배임이 더딤 → 중입자 권장
  • 분쇄일: 최근 1개월 이내 제품 선호

젓갈·액젓 선택

멸치·까나리·황석어 액젓은 숙성 냄새가 과도하지 않고 끝맛이 깨끗한 제품이 좋습니다. 새우젓은 알갱이가 선명하고 지나친 갈변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처음 담그는 분은 ‘액젓 70 : 새우젓 30’ 또는 50:50으로 시작해 취향에 맞춰 조정하면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시식·전시 포인트: 품평회 수상작 비교

전시장 가운데 마련된 시식 코너는 품평회 수상작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담백형·감칠형·고소형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비교 시식을 돕습니다. ‘담백형’은 액젓 비율을 낮추고 해산물 젓갈 향을 절제한 것이 특징, ‘감칠형’은 멸치·까나리의 배합으로 깊이를 강조합니다. ‘고소형’은 찹쌀풀과 통깨, 배즙 비율이 높아 부드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감칠형이 첫맛의 존재감이 분명하고, 식사 반찬으로 올렸을 때 밥과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다만 오래 숙성하면 향이 더 강해질 수 있으니 김치냉장고에서 0~1도 보관을 권합니다.

가족·외국인 관람 팁: 김장 문화 이해하기

김장은 단순한 저장 음식 만들기를 넘어 ‘함께 준비하고 나누는 문화’에 의미가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명예시민이 참여하는 세션이 별도로 운영되어, 김치의 재료 명칭을 영어·중국어로 병기한 안내 카드도 제공되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직접 배추를 포개며 ‘나눔’의 정서를 체감하는 시간이었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채소 씻기와 소금 농도 측정 체험을 추천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염도계를 보며 수치 변화를 확인하면 과학 놀이처럼 흥미를 갖습니다. 체험 후에는 200g 소포장 김치를 챙겨가 가정에서 숙성 변화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보관·숙성 노하우: 실패 없는 김장 관리

절임 후 씻기와 물기 관리

절인 배추는 3~4회에 걸쳐 재빨리 헹군 뒤 2시간 이상 체에 세워 물기를 뺍니다. 이때 베란다 찬바람에 말리면 잎이 마를 수 있으니 통풍되는 실내에서 건조하세요. 물기가 남으면 양념이 묽어져 발효가 불균형해집니다.

온도와 숙성 속도

김치의 적정 발효는 0~1도에서 천천히 진행됩니다. 실온 18~20도에서 하루 정도 초기 발효를 거쳐, 김치냉장고로 옮기는 방식이 풍미가 좋았습니다. 기포가 살짝 올라오는 시점이 젖산균이 활발하다는 신호입니다.

용기 선택

공기가 최대한 차단되는 용기를 권합니다. 유리·스테인리스·김치 전용 용기 모두 무난하지만, 용기 상단까지 김치를 빈틈없이 채우고 김치 국물을 충분히 부어 산소 접촉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팁: 김치 위를 배춧잎으로 한 겹 덮고, 랩을 꼭 밀착시킨 뒤 뚜껑을 닫으면 표면 갈변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알뜰 구매 체크리스트와 예산표

가정 기준 4인 가족의 ‘10포기’ 김장 예산을 보수적으로 잡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사 직거래 기준 체감가를 반영했으며, 지역·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배추 10포기(20kg 내외): 25,000~35,000원
  • 고춧가루 1.5~2kg: 28,000~45,000원
  • 마늘 1kg: 8,000~15,000원
  • 생강 300g: 4,000~7,000원
  • 무 1.5kg: 2,000~4,000원
  • 쪽파·갓·미나리 묶음: 5,000~9,000원
  • 액젓·새우젓: 10,000~18,000원
  • 찹쌀가루·배/사과: 4,000~8,000원
  • 일회용 장갑·비닐·밀폐용기 부자재: 5,000~12,000원

총합: 약 91,000~153,000원. 품평회 수상 제품의 완제품 김치를 구매한다면 포기당 단가는 올라가지만 시간과 노동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체험장에서 레시피 카드를 챙겨두면 집에서도 유사한 맛을 비교적 쉽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양념 배합, 맵기 조절, 비건 대안

Q. 젓갈을 줄이고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나요?

A. 다시마·표고버섯을 1시간 이상 우린 육수에 멸치가루 소량을 더해 감칠맛을 보완해보세요. 비건 조리 시에는 병아리콩 삶은 물(아쿠아파바)과 메주가루를 소량 배합하면 점성과 풍미에 도움이 됩니다.

Q. 저염 김치를 담그면 금방 쉬지 않나요?

A. 염도를 너무 낮추면 발효 속도가 빨라집니다. 1.7~2.0% 선을 유지하고, 숙성 초기에 0~1도 보관을 철저히 하면 시일을 늘릴 수 있습니다. 국물은 항상 김치를 완전히 잠기게 유지하세요.

Q. 아이가 맵다고 해요. 대안이 있을까요?

A. 고춧가루 양을 줄이고 파프리카가루나 사과퓨레를 일부 더해 색과 점성을 보완하세요. 깍두기나 백김치로 시작해 점차 적응시키는 방법도 좋습니다.

마무리 한 줄 평

김장대축제는 ‘먹는 즐거움’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가, 재료를 고르고, 손끝으로 속을 넣고, 옆 사람과 웃으며 나누는 과정을 통해 김장의 본뜻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한 해 김장, 여기서 감을 잡아가셔도 충분합니다.


직거래체험전시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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