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인포스
뉴스연예경제IT/테크라이프스포츠

한라산 등산로 ‘대변 테러’ 논란…현장 수칙과 대응 과제는

2025년 11월 23일 · 33 read
URL 복사
카카오 공유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한라산 국립공원 일부 구간에서 ‘대변 테러’ 논란이 불거지며 현장 관리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정 집단을 지목해 혐오를 키우기보다, 탐방 예절과 즉각 신고·처리 절차를 구체화하는 것이 지금 필요한 일입니다.

사건 개요: 무엇이 문제였나

한라산 등산로 일부 구간에서 보호자와 동행한 아이가 노상 배변을 했고,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는 목격담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현장 사진이 공유되면서 공원 보전 가치에 대한 우려와 관리 강화 요구로 여론이 확산됐습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립공원이라는 특별보호구역에서의 기본 수칙 위반입니다. 둘째, 배설물 미수거로 인한 환경·위생 문제입니다. 특정 국적 여부가 논란의 방아쇠가 되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누가 했느냐”보다 “어떤 행동이 국립공원에서 금지되고, 어떻게 예방·대응해야 하는가”입니다.

정리: 문제의 본질은 탐방 예절과 현장 처리 체계의 미비입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수칙과 신고-처리 흐름을 공유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국립공원에서의 기본 수칙, 다시 짚기

국립공원은 보호 대상의 다양성과 이용객 규모가 큰 만큼, 아주 기본적인 행동 지침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사고와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등산 중 배변·배뇨 원칙

가능한 한 지정된 화장실을 이용합니다. 성판악·관음사 등 주요 코스에는 대피소·휴게시설에 화장실이 배치되어 있으므로 출발 전 위치를 확인하세요. 아이가 있는 가족 탐방의 경우, 코스 선택 시 화장실 간격과 난이도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휴대용 배변키트(응고 파우더, 폐기 봉투, 일회용 장갑)를 사용하고, 배설물과 휴지는 반드시 회수합니다. 나무계단·데크·암반 주변, 수계 인접 지역은 오염 확산이 커서 절대 피해야 합니다.

쓰레기 ‘제로’ 원칙

물티슈와 휴지는 분해 시간이 길고 비산되기 쉬워 야생동물 섭취 위험도 있습니다. 작은 지퍼백만으로도 수거가 충분하니, “내가 가져온 것은 반드시 되가져간다”는 원칙을 지켜주세요.

현장 대응: 목격 시 바로 이렇게

불쾌한 장면을 마주하면 감정이 앞서기 쉽습니다. 그러나 신속·정확한 신고와 안전한 현장 보존이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입니다.

1) 상황 기록

  • 위치: 코스명, 이정표 번호, 인근 대피소·구간(예: 진달래밭 대피소 하행 300m) 등 구체화
  • 시간: 대략의 시각과 목격 순서 정리
  • 행위 유형: 배설물 미수거, 소란, 쓰레기 투기 등 간단 명료하게

개인 식별이 가능한 얼굴 클로즈업 촬영이나 온라인 유포는 분쟁과 2차 피해를 부를 수 있습니다. 신고 목적의 최소 기록만 남기고, 공개 게시판 확산은 자제하세요.

2) 즉시 신고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대피소 직원 또는 순찰대에 상황을 알리면, 현장 확인 후 조치가 이뤄집니다. 등산로마다 비치된 안내판의 연락처를 미리 확인해두면 대응이 빨라집니다.

3) 임시 조치

관리 인력이 도착하기 전, 가능하면 일회용 장갑과 폐기 봉투로 배설물을 수거해 밀봉하고 되가져갑니다. 다만 안전이 최우선이며, 경사나 계곡부 등 위험 지형에서는 무리한 접근을 피하세요.

관리 주체의 역할: 안내·순찰·처리 체계

관리기관은 다국어 안내 강화와 순찰 동선을 촘촘히 조정해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성수기에는 특정 구간에 ‘이동형 화장실’이나 ‘임시 수거 키트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것도 실용적입니다.

다국어·픽토그램 안내

언어 장벽을 낮추기 위해 간단한 문장과 직관적 픽토그램을 병행합니다. “배설물·휴지 반드시 회수(오염·벌금 안내 포함)”처럼 핵심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순찰·신고 연동

주요 코스의 혼잡 시간대(오전 9~11시, 하산 13~16시)에 순찰 밀도를 높이고, QR 신고를 통해 위치 정보를 자동 전송받는 체계를 도입하면 초기 대응 속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장 처리 표준

  • 장갑·응고제·밀폐봉투 포함 ‘미세오염 처리 키트’ 상시 비치
  • 수거 후 주변 토양 소독·표면 세척(수계 오염 방지 범위 준수)
  • 반복 민원 구간 데이터화 → 안내판 추가·동선 조정

갈등을 키우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사건이 알려질 때 특정 국적·집단을 싸잡아 비난하면 여론은 빠르게 분열됩니다. 결과적으로 현장 개선보다 혐오 확산에 에너지가 소모되죠. 공공 안내는 ‘금지 행위’와 ‘처벌 기준’을 명확히 하고, ‘올바른 행동’의 구체 예시를 동시에 제시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탐방객 간 실랑이가 벌어질 땐 직접 제지보다 공원 직원 호출이 안전합니다. 문화적 차이를 이유로 규정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설명은 단호하되 모욕적 표현을 피하는 게 현장에서 갈등을 최소화합니다.

해외 국립공원의 사례와 시사점

해외 주요 국립공원은 성수기에 ‘Leave No Trace(흔적 남기지 않기)’ 원칙을 집중 캠페인합니다. 요지는 간단합니다. 가져온 것은 모두 되가져가기, 지정된 장소 외 취사·배변 금지, 야생동물 교란 금지입니다.

실무 팁

  • 입구 게이트에서 휴대용 배변키트 무료 배포 후 회수 스테이션 운영
  • 혼잡 시간대 다국어 자원봉사 안내대 배치
  • 반복 위반 구간에 이동형 CCTV·순찰 연동(사생활 보호 준수 범위 내)

핵심은 ‘선제적 안내 + 가벼운 접근성 + 즉시 처리’의 삼박자입니다. 이용자 편의를 높이면 위반도 줄어듭니다.

탐방객을 위한 준비 체크리스트

가족·초보 등반일수록 사전 준비가 중요합니다. 아래 항목을 가볍게 점검해보세요.

필수 휴대품

  • 지퍼백 2~3장, 일회용 장갑, 휴지(물티슈는 최소화), 소용량 손 소독제
  • 응고 파우더 또는 휴대용 배변키트(아동 동반 시 적극 권장)
  • 간단한 구급품: 밴드, 거즈, 개인 복용약

코스 정보

  • 화장실 위치·간격, 대피소 운영 시간, 통제 구간
  • 하산 시간 목표 설정(어둠 전 여유 있게)

아이 동반 팁: 출발 전 화장실을 반드시 다녀오고, 60~90분 간격으로 휴식·화장실 타임을 계획하세요. 예상 못한 상황을 대비해 배변키트는 맨 윗칸에.

지속 가능한 탐방 문화 만들기

국립공원은 ‘보전’과 ‘이용’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용자가 늘수록 규범을 더 자세히 설명하고, 현장 처리 체계를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 해법입니다. 누구에게나 명확한 규칙, 즉시 가능한 신고·처리, 그리고 작은 준비의 습관이 모여 깨끗한 등산로를 지킵니다.

오늘 산에서 만나는 모든 선택이 내일의 경관을 만듭니다. 불편한 장면을 봤다면 침착하게 신고하고, 내가 만든 흔적은 말끔히 지우는 것. 그 기본이 지켜질 때 논란은 줄고 산은 오래 아름답습니다.

작은 배려 하나가 한라산을 지킵니다. 다음 탐방, 체크리스트부터 챙겨볼까요.

같은 카테고리 게시물
최근 다른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