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환상 프리킥 포함 멀티골…LAFC는 승부차기 끝 탈락
두 골로 흐름을 뒤집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LAFC는 밴쿠버 원정에서 120분 혈투 끝 승부차기 패배. 그럼에도 손흥민의 킥 퀄리티와 리더십은 시즌 전체를 관통한 메시지를 남겼다.
경기 한눈에: 120분의 흐름
밴쿠버의 홈 BC 플레이스는 시작부터 홈 팀의 속도를 실었고, 전반은 사실상 밴쿠버가 주도했다. LAFC는 라인을 올리려 했다가 롱패스 한 번에 균열이 생겼고, 전반 종료 직전 두 번째 실점까지 허용하며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맞았다.
후반은 완전히 달랐다. 라인 사이 간격을 줄이면서 2선 합류 빈도를 늘렸고, 세컨드볼 회수 비율이 높아지면서 손흥민에게 공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후반 15분, 손흥민의 집념이 만든 만회골로 분위기가 돌아섰다. 이후 추가시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손흥민이 감아 차 동점. 연장전에서도 LAFC가 주도했지만 골대와 마지막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 정규시간: 밴쿠버 2-2 LAFC
- 연장전: 득점 없이 종료
- 승부차기: LAFC 3-4 패
- 키포인트: 만회골(후반 15분), 프리킥 동점골(후반 추가시간 5분)
- 분위기 전환: 세컨드볼+하프스페이스 공략
동점 만든 오른발: 프리킥 장면 복기
손흥민의 프리킥은 ‘예상 가능한데 막기 어려운’ 궤적이었다. 키킹 직전 보폭을 반박자 줄이며 인스텝-인프런트의 경계를 타는 임팩트를 만들었고, 공은 벽의 바깥을 스치며 먼 포스트 상단으로 휘어 들어갔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손이 닿기 어려운 높이와 속도였다.
이 장면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킥 각도를 넓히기 위해 공과 벽 사이의 시야 라인을 끝까지 확인했다는 점. 둘째, 회전량을 키우되 과도한 아웃스윙이 되지 않도록 임팩트 시간을 짧게 잡았다는 점이다. 단순한 파워가 아니라 ‘속도+회전+지점’의 합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프리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허리의 회전 타이밍과 발목 고정이다. 손흥민은 임팩트 순간 왼쪽 어깨가 열리지 않게 잡으면서 공의 4시 방향을 때려 이상적인 커브를 만들었다.
후반전의 전환점: 멀티골 과정
만회골은 집념의 산물이었다. 첫 슈팅이 막힌 뒤에도 두 번, 세 번 공을 놓치지 않았고, 수비가 발을 댔지만 두 번째 리바운드를 다시 가져와 마무리했다. 이 골로 밴쿠버 수비가 순간적으로 후퇴했고, LAFC의 2선이 박스 근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동점골 이후 LAFC의 전진 패스 시도는 더 과감해졌다. 하프스페이스에서의 전개가 살아나며 손흥민-부앙가의 터치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 닿기 시작했다. 연장 후반 막판, 연속된 유효타가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완전히 뒤집었다고 볼 수 있다.
승부차기와 디테일
승부차기에서 손흥민은 1번 키커로 나섰고, 킥 페이크로 골키퍼 타이밍을 뺏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슛은 오른쪽 포스트를 강타했다. 코스 공략 자체는 훌륭했으나, 몇 센티미터 차이의 디테일이 결과를 갈랐다.
멘탈과 루틴
승부차기는 기술과 멘탈이 반반이다. 보폭 리듬과 시선 처리, 런업의 속도는 평소 루틴대로였지만, 포스트를 맞출 만큼 코너를 깊게 겨냥했다는 건 ‘승부를 끝내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선택은 때로는 영웅이 되게 하고, 때로는 잔인한 결과로 돌아오곤 한다.
팀 관점의 아쉬움
LAFC는 세 번째 키커까지 흔들렸고, 골키퍼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총점에서 밀렸다. 승부차기에서의 오더, 우선순위, 양발 킥커 배치 등은 다음 시즌 보완 포인트로 남는다.
숫자로 보는 LAFC의 시즌 임팩트
손흥민 합류 이후 LAFC는 서부 콘퍼런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 1라운드에서 흔들림 없이 통과했다는 점은 전력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특히 전환 속도와 세트피스 퀄리티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손흥민의 득점 생산은 팀의 득점 기대값을 꾸준히 끌어올렸다.
- 세트피스 기대득점 비중 증가: 프리킥·코너킥 상황에서의 유효슈팅 비율 향상
- 하프스페이스 볼 터치 증가: 2선 미드필더와의 연계가 원활
- 클러치 모멘트 기여: 후반 75분 이후 득점 관여 빈도 상승
결과는 콘퍼런스 결승 문턱에서 멈췄지만, 시즌 내내 만들어낸 데이터는 다음 시즌의 높은 베이스라인이 될 것이다.
밴쿠버 원정의 변수: 환경과 심리
BC 플레이스는 대형 돔과 인조잔디가 결합된 특수 환경이다. 천장 잔향으로 인해 소음이 크게 느껴지고, 인조잔디 특유의 바운스와 마찰이 체감 속도를 높인다. 이 환경은 롱패스-세컨드볼에 강점이 있는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심리적 압박도 컸다. 홈 팬들의 에너지가 그대로 압력으로 전달되는 느낌이고, 공을 잡을 때마다 쏟아지는 야유는 의사결정 속도에 미묘한 변화를 준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후반 들어 템포를 본인 쪽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했다. 볼을 오래 두지 않고, 원터치-투터치로 전환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2025: 남긴 장면과 다음 과제
시즌을 관통한 키워드는 ‘영향력’이다. 리그 적응 기간이 길지 않았고, 첫해부터 팀 공격의 기준점을 제시했다. 특히 직접 프리킥의 완성도는 리그 톱 레벨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결정적 장면에서 킥 하나로 경기 맥을 뒤집는 힘을 보여줬다.
다음 시즌 과제
- 세트피스 패턴 확장: 프리킥 직접 슈팅과 더불어 짧은 패턴, 리턴 패스를 통한 변주 강화
- 전방 압박 시 타이밍 조정: 팀 전체 라인과의 싱크를 더 촘촘하게 맞춰 중원 간격 유지
- 원정 인조잔디 대응 루틴: 접지력 선택과 보폭 조절, 1대1 돌파 시 첫 터치 각도 보정
특히 하프스페이스 침투 시 미세한 크로스 각도 조정은 부앙가와의 합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포인트다.
전술 포커스: ‘흥부’ 조합의 활용법
손흥민과 부앙가는 성향이 겹치는 듯 보이지만, 미세하게 다른 궤적을 가진다. 손흥민은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데 강점이 있고, 부앙가는 직선 가속과 순간 볼 간수에 능하다. 두 선수가 동시에 살아나려면 ‘타자-주자’처럼 역할을 나눠야 한다.
추천 빌드업
- 좌측 오버로드: 풀백-중미-손흥민으로 수적 우위를 만든 뒤, 부앙가의 반대 측 후방 침투로 마무리
- 저지선 흔들기: 탑-오브-더-박스에서의 빠른 셋업으로 손흥민의 논스톱슛 유도
- 세컨드볼 디자인: 박스 바깥 2차 슈팅 위치에 손흥민을 세우는 리바운드 설계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 들어 이런 설계가 살아나며 흐름이 바뀌었다. 연장전의 연속 골대는 전술적 방향이 맞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장 반응과 팬들의 시선
경기 직후 현장 분위기는 박수와 탄식이 교차했다. 손흥민의 프리킥은 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고, 멀티골 이후의 리더십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원정에서 두 골을 만들어낸 선수에게 야유가 환호로 바뀌는 순간이 있을 정도였다.
팬 커뮤니티에서도 “결과는 아쉽지만 경기력은 증명했다”, “프리킥은 시즌 하이라이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정리: 결과는 아쉬워도 서사는 남았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정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날의 120분은 LAFC가 어떤 팀으로 변해 가는지, 그리고 손흥민이 왜 여전히 ‘결정적 순간의 선수’인지 잘 보여줬다. 승부차기라는 잔인한 방식 앞에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경기 내용과 메시지는 분명했다. 팀이 흔들릴 때, 손흥민은 해답을 찾는 쪽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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